23.01.29 / 3회 접종에 60만원... 청년 맞으라는 그 백신, 왜 아직도 비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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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부천의료사협 댓글 0건 조회 292회 작성일 23-07-11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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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 맞을 결심 ③] 비용 부담인 HPV예방주사... 사회적 분위기 바꾸기 위해 정부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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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다실로 인해 성병 예방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 같아요. 성병 예방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성(性)에 대한 익숙함입니다. 

성은 우리 삶의 일부예요. 우리가 건강을 관리하듯, 성 건강 관리 역시 배우고 실천해야 하는 것입니다." 


부천시민의원 하정은 원장이 전하는 말이다. 하 원장은 부천의료복지협동조합 소속의 전문의로, 조합의 교육복지 사업으로 학생 대상 성 건강 교육을 진행한 바 있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성에 대한 익숙함이다. 교육을 통해 배우고, 일상에서 실천함으로써, 성 건강 관리가 하나의 익숙한 문화로 자리 잡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자궁경부암 백신으로 많이 알려진 HPV(인간유두종바이러스) 백신은 HPV 감염과 그로 인한 자궁경부암 등의 질병 발생을 예방한다. 지난해 방영된 tvN 드라마 <청춘기록>에 등장하는 등 각종 매체에서 접종이 다뤄지며 많이 알려지게 됐다. 한국MSD 또한 지난해부터 배우 정경호, 서강준, 여진구를 '가다실 9(9가)'의 광고 모델로 선정하며, 남성의 HPV 백신 접종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자궁경부암 예방접종과 함께 성병 예방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는 가운데, 가다실의 비싼 가격과 접근성에 대한 어려움 역시 대두되고 있다.

비싼 가격... 사회적 분위기 바꿔야 

가장 최근에 출시된 가다실9의 경우, 기본적으로 총 3번(1차 접종 2개월 후 2차, 6개월 후 3차 접종) 접종해야 하는데, 1회에 20만 원가량의 가격인 것을 감안하면 접종 전체에 약 60만 원의 비용이 들게 된다.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사람이나 사회초년생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운 금액이 아닐 수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HPV 백신의 권장 나이는 청소년기와 청년기에 해당하므로,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에 해당되지 않는 청소년과 청년은 비싼 가격으로 인해 접종을 꺼릴 가능성이 높다.

가격만 장벽이 되는 것은 아니다. 살림의원 추혜인 원장(가정의학과 전문의)은 "여성들의 경우, 만 20세부터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게 된다.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같은 경우 가격 부담이 있기 때문에 먼저 진료 상담을 받아보는 것을 권한다"며 자궁경부암을 비롯한 질병 예방을 위한 진료와 검진에 대해 강조했다.

현재 보건복지부에서는 만 20세 이상의 여성에게 2년에 한 번씩 건강보험공단을 통해 무료 검진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전문가의 권고와 제도적 지원에도 여전히 성에 대해 엄숙한 사회 분위기는 진료와 검진을 필요로 하는 청년에게 또 다른 장벽이 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4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성인 비혼 여성 1314명 중 81.7%, 청소년 708명 중 84%는 "산부인과는 일반 병원보다 방문하기가 꺼려진다"고 답했다.

이러한 부정적 인식과 사회 분위기로 인해 여성 질환을 가진 사람이 전문 의료기관을 방문하지 못하는 현상을 개선하고자 정치권에서는 '산부인과'의 명칭을 '여성의학과'로 바꾸는 의료법 개정을 추진 중이지만 난항을 겪고 있다.

여성 건강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볼 수 있는 자궁경부암 검진과 예방접종이 비싼 비용과 부정적인 사회 분위기로 인해 어렵다면 이는 정치와 정부의 책임인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방증 아닐까.

국내 자궁경부암 환자는 지속해 증가하는 추세다. 2015년 5만 4603명에서 2019년 6만 3051명으로 약 15%가량 증가했다. 그리고 자궁경부암의 원인 중 약 70%가 HPV 고위험 유형이니, 해당 고위험 유형을 예방하는 HPV 백신은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이라 불러도 무방하다. 따라서 HPV 백신의 국가예방접종 대상과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통령 후보 모두 외친 HPV 백신 접종 확대, 공약 지킬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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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정부는 건강여성 첫걸음 클리닉 사업을 통해 만 12세 여성 청소년에게, HPV 예방접종 사업(2022년 대상자 확대)을 통해 만 13세~17세 여성 청소년과 만 18~26세 저소득층 여성에게 서바릭스(2가) 또는 가다실(4가) 백신을 무료로 접종하는 사업을 시행 중이다.

가장 최근에 출시된 가다실9는 자궁경부암 등을 유발하는 고위험 유형(16, 18형) 바이러스 외에도 더 많은 유형의 HPV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지만,  비싼 가격 때문에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에서 빠져있다.

추혜인 원장은 "실제 남성 접종의 경우는 서바릭스(2가)가 아닌 가다실을 권장하는데 이는 남성 접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된 백신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질병관리청 및 대한감염학회에서는 여성과 남성 모두에게 HPV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으며, 이미 미국과 호주, 캐나다와 유럽 등지에서는 국가예방접종사업과 같은 공공사업을 통해 성별과 관계없이 HPV 백신 접종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대부분의 대통령 후보는 제도적 변화를 약속했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모두 HPV 백신 접종 확대안을 각자 제시하면서, HPV 백신을 필두로 한 성 건강과 성병 예방에 대한 국민적 관심에 응답한 바 있다.

당시 윤석열 후보는 HPV 백신의 접종 권장 대상 모두(9~45세 여성, 9~26세 남성)에게 가다실(9가) 접종 시 보험 혜택을 적용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재명 후보는 현재 만 12세~17세 여성 청소년과 만 18세~26세 저소득층 여성으로 제한된 HPV 백신 무료 접종 대상을 만 12세~17세 청소년 모두로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심상정 당시 정의당 대선후보는 성별을 불문하고 25세 이하 청소년 및 청년들 모두를 HPV 백신 무료 접종 대상으로 확대하고, 접종을 못한 26세~35세 비혼 청년들에게도 무료 접종을 시행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처럼 모든 후보가 현재 시행되는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보다 확대된 대상과 보험 적용 및 무료 접종 등을 약속했으나, 대통령 선거로부터 8개월이 지난 지금, 가다실은 여전히 비싼 백신으로 남아 있다.

엄숙한 성 아닌 익숙한 성으로 변해야 


"잘 모르는 것에 대해 문제가 생기면 겁이 나기 마련입니다. 그러면 문제를 직면하기보다는 회피하게 됩니다. 교육이 중요하다는 말, 진부하지만 가장 핵심적인 답입니다. 가정에서든 학교에서든 성 건강이 더 많이 이야기되고 논의돼야 합니다."

하정은 원장은 말한다. 누군가의 '주사 맞을 결심'이 더욱 쉽고 편해지기 위해 우리 모두가 성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교육을 통해 배우고, 일상에서 실천함으로써, 성 건강 관리가 하나의 익숙한 문화로 자리 잡는다면, 성별과 성 활동, 연령과 관계없이 모두가 자궁경부암 등 각종 질병으로부터 안전해지지 않을까.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은평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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