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신문 | 원격의료, 니가 왜 거기서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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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부천의료사협 댓글 0건 조회 1,186회 작성일 20-07-01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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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많은 국민들이 생존과 건강의 위기로 고통받고 있는 재난적 상황에서 ‘원격의료, 의료영리화’가 다시 추진되고 있다. 2010년 삼성과 이명박 정부, 이후 박근혜정부에서 끊임없이 추진하려했던 ‘원격의료’를 당시 반대 입장에 섰던 현 정부가 다시 추진하는 아이러니는 건강•의료서비스 분야를 신성장 먹거리 사업으로 삼으려는 대기업과 친기업 관료의 끈질긴 시도로 보면 그리 어렵지 않게 이해가 된다.
‘위기를 기회로’ 삼을 가능성은 힘이 없는 노동자•서민보다는 권력을 가진 대기업과 그 친밀한 관료들에게 더 손쉬운 일일 것이다. 의료기관을 통한 코로나19 감염 전파 방지를 위해 한시적으로 도입되었던 ‘전화 진료’를 정부 경제부처 수장들은 ‘비대면진료’ ‘원격의료’의 순기능이 검증되었다며 ‘보건과 방역’의 영역을 ‘시장과 경제’의 영역으로 치환시켜버렸다.
그리고 6월 1일 정부는 코로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하반기 경제정책으로 원격의료를 공식화시켰고, 이를 위한 헬스케어산업의 규제완화와 재정투입 정책이 발표되었다. 코로나19 재난 위기 상황에서 건강과 의료 분야에 영리산업화를 도입한 것이다.
방역대책의 일환으로 시행하였던 ‘전화진료’는 의료를 영리화하는 ‘원격의료’와는 엄연히 다른 성격을 지닌다. 전화진료는 주치의제도가 시행되는 유럽의 나라에서 주치의서비스의 하나로 시행되는 것이고, ‘원격의료’는 웨어러블 의료기기와 통신을 이용해 환자 상태를 파악하거나 화상 기기를 통해 비대면으로 진료하고 처방내리는 것이다.
정부는 원격의료 산업 육성을 위해 건강취약계층 13만명을 대상으로 생활습관 개선 모바일 헬스케어를 제공하고, 경증 만성질환자 17만명을 대상으로 웨어러블 의료기기를 보급하며, 취약 어르신 12만명을 대상으로 AI 기반 통합돌봄 시범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비대면진료, 원격의료, 누구를 위한 것인가?

올 가을에 코로나19 2차 대유행이 올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 한다. 당장의 치료제나 백신 개발이 어려운 상황에서 치료할 병상이 부족하여 자가 격리 중 다수의 사망자를 냈던 대구의 경험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시급히 필요한 일은 무엇인가? 헬스케어산업계의 이해를 대변하는 원격의료가 시급한가? 이같은 위중한 시국에 원격의료를 시급히 추진하려는 이유는 무엇인가?

정말 경제위기를 돌파하고 고용을 창출할 신성장동력인가?

먼저, 원격의료가 필요하다는 헬스케어산업계는 만성질환 관리서비스의 질을 높여 합병증을 예방하고 결과적으로 막대한 만성질환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진행된 몇 개의 연구는 의학적 연구로서의 가치가 현격히 떨어지거나, 상대적 효과성을 제대로 입증한 어떤 임상연구도 없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당뇨병, 고혈압 관리를 어렵게 하는 여러 경제적, 사회적, 노동환경적 요인은 차치하더라도 혈압혈당 상담, 교육, 모니터링은 온국민 주치의 제도를 만드는 것, 현재 시범사업으로 시행되고 있는 만성질환관리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내실있게 운영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방법일 것이다. AI기반 통합돌봄 사업보다 현재의 방문의료, 통합돌봄사업을 방역에 기반하여 추진하는 것부터 먼저 시도해야 할 것이다.

원격의료가 정말 효과적이라면, 웨어러블 기기를 구매하고 활용하고 원격의료 전담 의료인과 빈번하게 상담할 수 있는 시간과 구매력이 있는 이들과 그렇지 못한 이들 사이의 건강불평등이 발생하게 되는 것도 문제다.

그리고, 만성질환 상담교육의 최종 목적인 양질의 음식과 최고의 운동 또한, 원격의료 그 자체가 실현시켜주지는 못한다. 좋은 음식 먹을 수 있고, 좋은 운동을 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을 만드는 것, 건강한 지역공동체를 만드는 노력이 훨씬 더 중요할 것이다.

둘째, 원격의료의 활성화는 국민들이 부담하게 될 의료비를 더욱 가중시킬 것이다. 원격의료가 만성질환 합병증을 예방하고, 이로 인한 의료비를 줄인다는 어떤 의학적 근거도 없는 상황에서, 고부가가치 원격의료 헬스케어서비스가 건강보험내로 유입되면 건강보험료는 올라가고, 국민들의 호주머니는 털릴 것이며, 건강보험 보장율은 정체되고, 민간보험은 성장할 것이다.

정부는 의학적 근거가 부족한 디지털치료제(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와 같은 신의료기술, 체외진단기기도 혁신성과 잠재성이 있다면 평가는 나중에 하고 조기에 시장 진입을 할수 있다록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한다. (이미 손목시계형 웨어러블 심전도 기기가 올해 5월 처음으로 건강보험이 적용된 바 있고, 이에 대해 의사협회는 검사의 정확성을 확인하는 신의료기술 평가도 받지 않은채 허가가 되었다며 철회를 주장하고 있다)

이는 그동안 의료인들이 ‘근거중심의학’에 기반해 환자를 진료했던 방식이 아니라, 의료산업의 이해에 기반하는 진료방식을 경제부처에서 추진하고 있는 꼴이다.

셋째, 원격의료의 활성화는 환자의 안전을 해칠 수 있고, 의료전달체계를 왜곡시킬 위험이 있다. 원격의료의 범위가 만성질환관리 영역에서 더 확장되고, 대면진료보다 원격의료에 의존하게 되는 상황이라면 정확한 진단을 위한 세밀한 문진이 원격의료에서는 어렵고, 신체 진찰도 불가능한 상황이므로 오진의 위험성은 높을 수 밖에 없다. 결국 환자의 안전과 건강에 해가 되고, 의료인 역시 이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또한, 대형병원 중심으로 설계되는 원격의료의 활성화는 대형병원 쏠림 현상을 가중시키고, 의료전달체계 왜곡으로 개인적, 사회적 낭비와 의료비 지출의 증가를 가져올 수 있다.

결국, 누구를 위한 원격의료인가?

국민 건강이나 의료비 절감에 비용 대비 효과적이라는 어떤 근거도 없이 재난을 틈타 경제위기를 빌미로 의료산업-통신회사-대형병원의 돈벌이 수단으로 여겨질 수밖에 없는 작금의 원격의료 추진은 철회되어야 마땅하다.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정부는 재난을 기회로 의료영리산업화를 추진할게 아니라, 재난을 거울삼아 한국사회의 취약한 공공의료체계를 강화할 수 있는 훨씬 더 적극적인 정책을 내야 한다. 또한, 재난에 더 취약한 이들의 생존권, 건강권을 보장할 수 있는 적극적인 정책과 개입이 있어야 한다.

3차 추경 예산이 코로나19사태에 어떠한 기여도 하지 못한 Big5병원이나 원격의료산업으로 쓰일 것이 아니라, 재난상황에서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공의료기관의 확충에 쓰여야 한다. 10%도 안되는 공공병상으로는 신종 감염병에 대비하기도 부족하다. 코로나19 이외 다른 중증질환이 발생시 취약계층은 치료받을 곳이 없다. 감염병 이외 필수 의료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역마다 공공병원이 확충되어야 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공공의료인력이 국가 책임하에 양성되어야 하고, 간호인력의 충분한 확충으로 지속가능한 근무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출처 : 콩나물신문(http://www.kong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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